불안한 여름을 보내고

심각했다
봄이 올 즈음에 틔운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알코올향에 두루뭉술하게 뭉게뭉게 자괴감에 무너진 마음을 그림과 뜨개질로 다독였다 괜찮아졌을때 쯤에 나는 왜, 무슨 오지랖으로 또 그런 말을 했을까 나는 왜 이런 사람일까 끊임없이 자책하고 울 것 같은 얼굴로 남산을 뛰면서 털어내려 노력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
온 세상을 태워 죽일 것 같은 볕에 이것도 조금은 말랐을까 넘치는 강물에 이것도 조금은 쓸려내려 갔을까 하루종일 불안하게 울렁이는 마음에 잦아들던 감정이 다시 요동치고
그러니까 나는 지금 이 감정이 너무 버거운데, 가을 바람에나 조금은 날라갈 수 있을까 기대어 볼 수밖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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